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여름비의 입성

계절감성/풍경

by 하얀느낌 2025. 5. 17. 02:33

본문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예리한 칼날 같이 퍼붓던 빗소리는
땅을 뚫을 기세로 내리꽂았다
서늘해진 냉기는
쌀쌀함 대신 시원함을 안겨주었다

감정 10도
마음 9도
기분 12도

새 옷으로 갈아입은
계절이 다가오니
살짝 아쉬웠을까?
나의 감성 온도는
쓸쓸함과 씁쓸함 속에
공허함과 허무감이 밀려왔다

여름비의 입성을
요란스럽게 알리려는 걸까?
반갑지 않은 손님이
미리 초대받는 것처럼
당당한 모습으로 자리를 차지한다

조용히 흐르던 눈물을 쏟은
연초록 잎들이
순수함을 입은
생기 가득한 공기를
깊이 끌어안는다

짙게 푸르던 잎들은
마르지 않는 생명의 샘처럼
새 생명으로 피어난다

청령한 공기를 품은 초록잎이 촉촉하게 적신 모습


따뜻한 봄의 향기는
사라지는 봄의 여운을
그저 붙잡고 싶을 만큼
마음속 깊은 미련이
남아 있음을 깨닫는다
성큼 다가오는 새 계절을
받아들일 준비가 덜 되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언제나 그렇듯
자신이 머문 자리를 지우며
조용히 떠나려는 봄에게
내 곁에 있어달라고,
보낼 수 없는 나의 마음을
흐르는 눈물을 삼키며 붙잡는다

하루 종일 요란함을 비집고
시끄럽게 내린 여름비는
새 계절의 입성을 선언했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왔으니
반갑게 인사해야 한다

이제는
한없이 아쉬운
따뜻한 봄의 향기를 내려놓고,
싱그럽고 상큼한 여름의 향기를
반갑게 맞이할 때가 왔다

'계절감성 >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줍게 건네는 여름 단상  (0) 2025.06.06
봄이 머문 자리  (4) 2025.05.10
봄과 여름의 중간 길목에서  (0) 2025.05.06
봄비가 머문 자리  (0) 2025.04.16

관련글 더보기